지난 2월을 기억하는가? 늦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그때, 김연아 선수를 비롯한 동계올림픽 출전 선수들의 선전으로 우리는 그야말로 푸근하고 행복한 겨울을 보냈다. 하지만 올림픽의 때 아닌 특수 덕에 2009년 최고 기대작 〈올림픽의 몸값〉은 그야말로 베스트셀러의 목전에서 눈물을 삼켜야 했다. 결과적으로 대중은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는 열광했지만, 〈공중그네〉의 베스트셀러 작가 오쿠다 히데오가 내놓은 신작 〈올림픽의 몸값〉은 기억해주지 않았다. 시기에 편승해보려던 출판사의 얄팍한 욕심(?)은 올림픽 폐막식과 더불어 갑자기 식어버린 대중의 관심 앞에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던 것.

〈올림픽의 몸값〉에는 작금의 시대가 요구하는 이른바 ‘흥행’ 코드가 가득하다. 꽃남의 히어로, B급 좌파, 스릴 만점의 서스펜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묘사와 리얼리티….

그야말로 ‘정의’에 목말라하는 우리의 가려운 곳을 시원스레 긁어주고, 게다가 스토리텔링의 통쾌한 강펀치까지 덤으로 날려줄 만한 재미와 감동이 있다.

책의 주인공은 얼마 전 인기몰이를 했던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잘금 4인방’ 못지않은 지성과 미모를 갖춘 도쿄 대학 마르크스주의 전공 대학원생이다. 깡촌 출신으로 가난한 집안의 희망이자 출세가 보장되어 있던 그는, 왜 국가를 상대로 올림픽을 인질 삼아 몸값을 뜯어내려는 발칙하고도 무모한 테러리스트로 돌변했을까?

1964년, 패전 이후 19년 만에 올림픽 개최로 한껏 들떠 있던 ‘질풍노도 청춘의 도쿄’라는 작품 배경은 386 독자에게는 88서울올림픽을, 젊은 독자에게는 현실 상황을 연상시키지 않을 수 없다. 국익 혹은 공익이라는 명분 아래 개인의 이익이나 권리는 고스란히 포기할 수밖에 없는 사회 부조리, 가진 자들의 리그 속에 마지막 생존권까지 외면당해야 하는 서민들의 고달픈 삶. 그 시절의 아련한 추억과 더불어 가슴을 꿰뚫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이 책은, 희대의 이야기꾼인 작가 스스로 ‘최고의 도달점’이라고 고백했을 만큼 걸작의 포스를 진하게 풍기는 희대의 걸작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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