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16일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은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가정을 해보자. 공무원인 당신에게 누군가 관련 사건에 대해 ‘잘 좀 봐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했다. 4개월에 걸쳐 366만7500원어치 접대도 받았다. 게다가 당신은 특정 변호인을 선임하라고 상대에게 소개했다. 형사처벌을 받지 않을까? 당신의 직업이 검사가 아니라면 그럴 것이다. 그런데 당신이 검사라면? 빠져나갈 확률이 높다.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2017년 7월 정○○ 검사는 ‘정직 6개월에 징계 부가금 738만5000원’이라는 내부 징계를 받았지만, 형사처벌은 받지 않았다. 기소권을 검찰이 독점하던 때, 검사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는 검사만이 정할 수 있었다(검사의 불기소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받을 수 있는 재정신청이라는 제도가 있지만, 검찰의 인지 사건이 아닌 고소·고발 사건의 고소인·고발인만 신청할 수 있다). 2022년 6월 현재 그는 여전히 검사로 근무하고 있다.

 A 업체의 하청업체 B를 소개받아, A 업체 직원에게 (자기 아파트) 공사대금 협상 및 공사를 감독하게 했다면? 이 또한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다. 2020년 12월 이○○ 검사는 정직 3개월의 내부 징계만 받았다.

심지어 사건 관련자로부터 99만원 상당의 만년필과 31만원 상당의 홍삼정을 받은 김○○ 검사는 2017년 5월 견책 처분만 받았다. 가장 가벼운 처분이다. 검사징계법에 따르면 검사에 대한 징계는 해임, 면직, 정직, 감봉, 견책으로 구분된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가 5월30일 발간한 문재인 정부 5년 검찰 보고서 종합판 〈표류하는 검찰개혁 다가오는 검찰 공화국〉에 총망라된 2017년 5월부터 2022년 5월까지 검사에 대한 징계 내역은 ‘검찰개혁’의 방향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모두 51명의 검사가 징계를 받았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잘못한 만큼 대가를 치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어야 한다. 다만 누가 누구를 처벌할 것인가는 권력의 문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생기기 전까지 검찰은 기소권을 독점했다. 수사·기소권을 동시에 가졌던 검찰 조직은 유독 자기 식구를 감싼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해당 보고서는 관보로 공개되었고, 각 징계 종류와 내용을 상세하게 명시했다. 징계조차 하지 않고 사표 수리 등으로 봐주기 의혹을 사는 내용도 담겨 있다. 참여연대 홈페이지(peoplepower21.org)에서 온라인으로 내려받거나, 오프라인 구매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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