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신선영

유네스코(UNESCO)는 인류가 두 차례 큰 전쟁을 겪고 난 뒤 1945년에 만든 국제기구다. 한국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사실 유네스코의 창설과 활동 취지는 전 세계 인류의 교육·과학·문화의 발전과 국제협력 모두를 아우른다. 유네스코 헌장 서문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정부의 정치적·경제적 조정에만 기초를 둔 평화는 세계 국민의 일치되고 영속적이며 성실한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는 평화가 아니다. 평화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인류의 지적·도덕적 연대 위에 평화를 건설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경구(66)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은 ‘인류의 지적·도덕적 연대’라는 유네스코의 창설 취지를 다시금 불러왔다. 코로나19라는 공통의 위기를 겪고 분쟁과 폭력, 진영 간 싸움과 가짜 정보가 범람하는 2022년 우리 인류 사회에 그 가치가 역할을 할 것이라 그는 믿고 있다. 지난해 유네스코 국제미래교육위원회가 발간한 보고서 ‘함께 그려보는 우리의 미래:교육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에 그 아이디어의 근간이 담겨 있다. 보고서는 2년 동안 전 세계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과의 협의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지금 인류가 처한 위기를 기술하고, 그것을 헤쳐 나가기 위한 시급한 행동을 제안했다. 행동의 핵심은 새로운 교육, 더 정확히 말하면 ‘새로운 교육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이다. 새로운 교육을 통해 더 평화롭고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어나가자는 것이다.

한경구 사무총장은 이 새로운 사회계약의 여정에서 대한민국이 주도권을 갖고 이끌어나갈 수 있다고 본다. 그 어떤 나라보다 “첨예하고 뜨겁고 화려하게” 온갖 교육 갈등과 논쟁을 경험해본 국가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한계이고 부끄러움이지만 다른 국가들도 이미 비슷하게 겪고 있거나 곧 따라 겪을 문제들이다. “우리가 어떤 문제를 겪었고 어떻게 풀어나가려 노력해왔는지를 진지하고 솔직한 관점으로 국제사회와 공유한다면, 이는 국제사회에 한국이 엄청난 기여를 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마침 오는 9월 유엔에서 ‘변혁 교육(Transforming Education)’을 주제로 한 각국 정상회담이 열린다. 이 계기를 통해,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서울에서 교육에 관한 국제적 회의를 개최하려는 목표를 세워놓았다. “한국 교육의 성취와 문제점에 관한 이야기를 궁금해하고 듣고 싶어 하는 각국 전문가들이 매우 많다. 한국 교육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과정이 곧 세계 교육의 대안을 모색하는 길이다.” ‘유네스코 토크’라는 사업도 기획하고 있다. 교육의 미래뿐 아니라 기후변화, 인공지능(AI) 같은 의제들에 대해 사회적 슬기를 모으는 공론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한 사무총장은 그렇게 2022년 대한민국에서 재출발하는 세계의 ‘지적·도덕적 연대’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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