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깨주의의 탄생〉
김희교 지음
보리 펴냄

2018년 12월은 미·중 간 무역전쟁이 막을 올린 시점이었다. 당시 한국의 주요 언론에 희한한 기사가 일제히 게재됐다. 중국에 ‘크리스마스 금지령’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이렇게 보도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산타클로스는 중국에 못 들르게 됐다.”

저자는 곧바로 베이징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정말 중국에서 크리스마스가 사라졌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호텔과 식당, 쇼핑몰 곳곳에 산타 복장을 한 이들과 트리가 넘쳐났다. 알고 보니 중국 일부 지방정부가 거리에서 크리스마스 행사를 금지했다는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의 보도, 길거리 노점상을 단속한다는 지방정부의 공문 등을 엮어 중국 전역이 그런 것처럼 확대해석한 것이었다. 국민 대다수가 무신론자인 중국은 거리에서 벌이는 종교 행사를 금지한다. 거리만 아니라면 산타와 트리는 언제든 볼 수 있다.

이 책은 논쟁적이다. 서구와 한국 언론, 또는 공론장에서 ‘누구나 함부로 중국을 말하는’ 행태에 반기를 들었다. 각종 이슈에서 ‘중국이 나쁘다’ 또는 ‘중국도 문제다’라는 프레임 씌우기를 ‘짱깨주의’로 규정하고 이를 600여 쪽에 걸쳐 반박한다. 광운대 동북아문화산업학부 교수인 저자는 보수세력은 물론 진보주의자들마저 이 프레임에 갇혀 진보적 중국 담론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며 동료 교수와 언론인도 실명으로 비판한다. 책의 부제는 ‘누구나 함부로 말하는 중국, 아무도 말하지 않는 중국’이다. 중국이 왜 거리에서의 종교 행사를 금지하는지 이 책에 자세히 설명돼 있다.

아쉬운 점은 있다. ‘반서구’에 입각해 중국의 누명을 벗기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짱깨주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중국 담론’에 대해서는 다소 공허한 주장에 머문다. “새로운 세계를 꿈꾸자”라는 구호로는 미국 중심의 세계관이 쉽사리 바뀔 것 같지 않다. 반중 정서가 사상 최악으로 치달은 지금, 모두가 싫어할 만한, 그러므로 기억해둘 만한 책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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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마음 첫 다짐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