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21일, 대통령 선거 후보자 초청 1차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 주제는 경제였다. 각 후보들은 복잡한 경제 용어를 사용하며 자신이 대통령감으로 적임자임을 내세웠다. 각 후보들이 주장한 바는 어느 정도나 타당할까? 후보들이 언급한 경제 용어를 잘 모르거나, 통계를 유심히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타당성을 검증하기 어렵다. 후보들의 발언 속 스쳐간, 쉽지 않은 경제 용어들을 살펴본다.

확장재정과 금리인상

“다른 나라들은 지금 평균 15% 재정을 낮추는 긴축재정에 돌입을 했는데 왜 우리나라만 이렇게 확장재정을 해야만 되는지, 그리고 또 그것과 엇박자가 나는 것이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입니다. 금리가 인상이 되면 그때 확장재정을 하게 되면 어떻게 됩니까? 금리인상의 효과가 사라져서 더 금리인상을 해야만 되고 그렇게 되면 수많은 서민들이, 돈을 빌린 서민들이 굉장히 고통들을 많이 받게 됩니다.”
 

ⓒ국회사진취재단

지난 2월21일 ‘코로나 시대의 경제대책’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이재명 후보에게 한 지적이다. 안 전 후보의 발언을 두 부분으로 나누어 확인해보자.

먼저 안철수 전 후보는 “다른 나라들은 평균 15% 긴축재정에 돌입했는데, 한국만 확장재정을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한국이 확장재정을 펼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12월3일 국회에서 의결한 2022년 예산은 607.7조원 규모로, 2021년 예산보다 49.7조원 증가했다. 기획재정부 역시 “경제회복 상생과 선도국가 도약 뒷받침을 위해 확장적 재정 기조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다른 나라들이 평균 15% 재정을 감축했다는 주장 역시 사실이다. 안 전 후보의 이 발언은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지난해 10월28일 발표한 자료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한경연은 미국·독일·프랑스 등 서구 선진국과 한국의 정부지출을 분석해 한국을 제외한 3개국은 예산을 14.8% 줄였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통계에는 맹점이 숨어 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부터 2022년 예산안까지 정부가 지출한 금액을 합쳐서 살펴보면, 한국이 무리한 확장재정을 하고 있다고 보긴 어렵기 때문이다. 일례로 미국을 살펴보자. 한경연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2022년 예산을 2021년에 비해 17.1%나 축소했다. 반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예산을 합산해보면, 미국은 한국보다 훨씬 더 많은 예산을 지출했다. 2020~2022년에 지출한 예산을 2019년 예산으로 나누어봤을 때 미국은 3년간 4.46배를 사용했지만, 한국은 3.63배를 썼다. 독일이 4.21배, 프랑스가 3.58배를 사용한 것을 고려해본다면, 한국은 4개국 중 확장재정 정도가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결국 한국이 2022년에 비교적 많은 예산을 사용하는 것은 2020~2021년에 예산을 충분히 지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또 하나 짚어봐야 할 안철수 전 후보의 발언은, “확장재정과 금리인상의 엇박자가 서민들의 고통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확장재정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금리인상은 경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사용된다. 따라서 두 정책은 일반론적으로 충돌한다. 이로 인해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해지고, 돈을 빌린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 위험이 있다는 안 전 후보의 비판은 일정 부분 타당하다.

다만 이 같은 비판은 지난해 6월경부터 나왔는데,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가 이미 해명을 내놓았다. 지난해 7월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부문별 불균등한 회복과 양극화, 금융 불균형 등 리스크가 잠재한 상황에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간의 정교한 조화와 역할 분담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내수가 여전히 침체된 가운데 금융 및 수출 부문만 회복한 불균등한 경기회복 양상에 대응하기 위해 확장재정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리인상은 경제 전반에 무차별하게 영향을 미치는 반면, 재정정책은 특정 부문을 대상으로 실행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금리인상으로 경기 전반을 진정시키는 동시에 정부지출로 회복이 더딘 부문을 지원하는 ‘정책 믹스’로 해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심지어 재정 확대의 필요성은 안철수 전 후보도 인정했다. 같은 토론회에서 안 전 후보가 발언한 첫마디는 “재난 지원을 위해서 확장재정 그러니까 국가재정을 늘리는 것은 불가피합니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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