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사드 배치와 관련된 중국 당국의 사실상 압박으로 2017년 3월 문을 닫은 중국 장쑤성의 롯데마트.ⓒXinhua

중국인은 한국인을 욕할 때 ‘가오리방쯔(高麗棒子)라고 부른다. ‘고려 몽둥이’라는 뜻인데 실제로는 일본의 앞잡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영혼이 없는 몽둥이처럼, 한국인들이 과거에는 일본에 굴복하고 현재는 미국에 굴종하고 있다며 비하하는 말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반면 한국인은 중국인을 ‘짱깨’라고 비하한다. ‘착짱죽짱’은 ‘착한 짱깨는 죽은 짱깨뿐’이라는 뜻이다. 온라인에서 실제로 쓰이는 중국인 혐오 표현이다. 일부 온라인 공간은 양국 간 혐오가 빗발치는 전쟁터가 된 지 오래다. 베이징 올림픽 이후 ‘전쟁’은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애국주의 홍위병, 분노청년〉이라는 책이 있다. 동북아역사재단 김인희 한중관계연구소장이 썼다. 인터넷과 현실 세계에서 맹위를 떨치는 중국의 젊은 애국주의 세력을 과거 홍위병과 비교해 분석했다. 이들은 사드 사태 때 중국 내 롯데마트 불매운동을 펼치거나 홍콩 민주화 시위를 저지했다. BTS가 한국전쟁은 한·미 양국이 겪은 ‘고난의 역사’라고 말했을 때 중국 군인의 희생을 모욕했다며 들고일어난 것도 이들이었다.

홍위병을 키워낸 것이 마오쩌둥이라면, 분노청년을 키운 것은 시진핑이다. 마오쩌둥이 홍위병을 통해 혁명을 완수하려 했듯이 시진핑은 분노청년의 애국주의를 고취시켜 ‘중국몽’을 실현하려 한다. 분노청년은 “천하의 흥망에는 필부에게도 책임이 있다”라는 구호 아래 애국주의로 뭉친다.

이 책에서 진짜 흥미로운 대목은 따로 있다. 중국에서도 분노청년을 통렬하게 꾸짖는 지식인들이 있다. 가령 칼럼니스트인 랴오바오핑은 분노청년에 대해 이렇게 꼬집는다. “맹목적으로 애국하고, 광적으로 외국을 배척하고, 자신이 대단하다는 어리석음을 가지고 있고, 하루 종일 반미·반일만 생각하는 무리다. 이들의 민족적 허영심은 정신 승리가 아니라 정신 마비다.”

중국에서 랴오바오핑 같은 이들은 ‘공공 지식분자’라는 비판을 받는다. 정부와 다른 의견을 가지고, 민중의 생활에 관심을 두며, 인권을 옹호하는 체제 방해 세력이라는 것이다. 어처구니없는 비판이지만, 생판 남의 나라 이야기 같지만은 않다. 분노청년을 ‘반면교사’로 삼을 날이 올지도 모른다.

저작권자 © RFA 자유아시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첫 마음 첫 다짐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