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5일 국민의힘 사법개혁 보도자료에 ‘오또케’라는 단어를 적은 정승윤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정책본부 공정법치분과위원장)가 해촉됐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은 “사법개혁 보도 참고자료 중 ‘오또케’라는 단어가 포함된 데 대해 사과 말씀드린다. 자료에서 해당 단어를 즉시 삭제하고, 책임자를 해촉했다”라고 말했다.

2월14일 국민의힘이 발표한 사법개혁 공약.ⓒ공약 보도자료 갈무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월14일 발표한 사법개혁 공약 보도자료 ‘공수처·경찰 개혁’ 파트에는 ‘오또케’라는 단어가 사용됐다(위 그림 참조). 해당 공약은 ‘공상 보상금(공무로 인한 피해에 대한 보상금)’ 예산을 증액해 경찰관이 범죄수사 과정에서 입은 피해를 완전히 보상하겠다는 내용이다. 보도자료에는 “경찰관이 ‘오또케’하면서 사건 현장에서 범죄를 외면했다는 비난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경찰이 범죄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범인으로부터 피습받아 다친 경우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내부 불만이 있다”라고 적혀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왼쪽에서 네 번째)가 2월14일 사법개혁 공약을 발표했다.  ⓒ국회사진취재단

‘오또케’는 일부 남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여성 경찰관을 조롱할 때 사용하는 단어라는 비판을 받는다. ‘범죄 현장에서 남성 경찰관이 분투하는 와중에 ‘어떡해’만 반복해 외친다’라는 여성 경찰관에 대한 편견이 담겨있다.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 소장은 해당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 이렇게 지적했다. “‘경찰의 범죄 대책 능력에 대한 국민적 불신의 증대’를 해당 정책의 필요성으로 설명하면서 여성 경찰에 대한 가짜뉴스에 기반한 사례를 예로 들었다. 단순히 표현을 넘어 기본적인 문제파악조차 되지 않은 정책이라는 증거다. 남초 커뮤니티에 널리 퍼져 있는 여성 경찰에 대한 멸시 때문에 오히려 경찰이 현장에서 더 큰 고충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국민의힘이 사과했지만, ‘무엇에 대해’ 사과하는지 더 밝혀야 한다.”

이에 대해 정승윤 교수(정책본부 공정법치분과위원장)는 2월15일 〈RFA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해당 비판이 황당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촉은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오또케’라는 단어는 ‘경찰 도망 사건’을 검색해서 나온 기사에 있는 단어를 그대로 가져다 쓴 거다. 그 사람들은 써도 되고 나는 쓰면 혐오자인가. 내가 이것 때문에 해촉되지만 사법 정책을 잘 만들어서 좋은 세상을 물려주려고 한 것인데 너무 황당하다.” 

정 교수는 또한 해당 단어에 대한 정책본부 차원의 피드백이 없었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취재진의 질문에 “정책본부뿐만 아니라 함께 만드는 변호사 그룹에서도 ‘오또케’가 혐오 표현이라는 생각을 아무도 못 했다”라고 답했다. “(표현이 문제적이라는 걸) 알았으면 뭐하려고 쓰겠냐. 나도 여성혐오 표현이라는 걸 몰랐고, 집사람과 딸한테도 다 물어봤지만 아무도 몰랐다.” 이어 단어 자체를 검토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부연했다. “급하게 나흘을 밤을 새면서 정책을 만들었다. 공약 자체를 스크린하느라 바빴지 표현을 볼 시간이 없었다. 알았다면 당연히 빼라고 했을 거다.”

이에 대해 여야 모두 비판했다. 2월15일 백혜련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의 혐오 선동이 도를 넘고 있다. 이번에는 사법공약 보도자료에 여성 혐오 표현인 ‘오또케’라는 단어를 버젓이 사용했다. 검찰공화국 선언에 이어, 성차별 혐오까지 국민의힘이 폭주하고 있다”라고 논평했다. 오승재 정의당 선대본 대변인은 “한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국민의힘이 보여준 ‘성별 갈라치기’ 행보에 대해 책임이 있는 당 핵심 관계자들의 자성과 재발 방지 대책 공표 없이는 꼬리 자르기에 불과할 조치다. 공약 발표의 최종 책임자인 윤석열 후보가 반드시 직접 사과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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