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위)은 온라인 기사 유료화를 검토해야 할 때라고 주장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읽히는 신문은 무엇일까. 미국의 저명한 신문인 뉴욕 타임스나 워싱턴 포스트? 혹은 미국에서 판매 부수 1위로 알려진 전국지 유에스에이 투데이? 아니면, 인구가 많은 중국이나 인도의 신문?

정답은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이다. 세계신문협회(WAN)가 발행부수공사기구(ABC)의 자료를 근거로 해 2008년에 발표한 데 따르면 그렇다. 이 조사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신문 10개 중 5개가 일본에서 발행하는 신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사람은 유난히 신문을 많이 읽는 것일까. 그런 면도 있겠지만, 이런 기록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일본 신문은 자기들이 취재하고 작성한 기사를 웹사이트에 모조리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본 신문은 모두 웹사이트를 운영하지만, 종이 신문에 실린 기사를 그대로 웹에 올리지 않는다. 대체로 20~30%만 온라인으로 보낸다. 예컨대 신문업계의 불황 속에서도 선전하는 경제 전문지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종이 신문의 30%만을 웹사이트인 닛케이 네트(Nikkei Net)에 내보낸다. 온라인에 공개하더라도 기사 전체를 통째로 올리지 않고 일부만 맛뵈기로 보여준다. 종이 신문 기사를 발췌, 요약해서 온라인에 올리는 신문도 있다. 기사를 제대로 보려면 구독하거나 사는 수밖에 없다.

기사 유료화는 옥석 가리는 ‘보이지 않는 손’

유례없는 불황으로 위기에 선 세계 신문업계가 온라인 기사 유료화를 선택할지 고심한다. 지난 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신문 위기를 커버스토리로 다루면서, 기사 유료화를 검토해야 할 때라고 적극 주장했다. 기사를 쓴 전 〈타임〉 편집장 월터 아이잭슨은, 기사를 공짜로 볼 수 있다는 통념은 언론사 웹사이트가 생긴 뒤 광고에 ‘올인’하던 경영 전략에서 말미암은 것임을 지적하며, 광고에만 의존하는 편중된 영업 구조는 언론이 독자보다는 광고주에게 봉사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강조했다.

어린이가 문자 하나를 보내는 데도 돈을 받는 세상에서, 전문 언론인이 생산해낸 기사를 거저 볼 수 있다는 생각이 퍼진 것은 분명 잘못이라는 아이잭슨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온라인 기사 유료화는 위기에 빠진 신문을 구제하고 아울러 독자 무서운 줄 알게 하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는 일석이조의 묘책인지도 모른다.

문제는 두 가지다. 하나는 독자가 과연 호응해줄 것인가. 거저 보던 것을 돈 내고 보라면 누가 좋아하겠는가. 공짜로 먹던 물에 물값을 물린다면 환영할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제 물도 돈 내고 먹는 세상 아닌가. 구정물이든 썩은 물이든 가리지 않고 마시자면 돈이 안 들겠지만, 제대로 된 물을 마시려면 수도료(정기구독료)든 생수값(가판 구입비)이든 내야 한다.

두 번째 문제는 독자의 저항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도록 값을 책정하고 결제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다. 기사 유료화를 하더라도 정보 확산이라는 면에서 개별 기사의 값은 매우 저렴하게 책정할 필요가 있다. 또 돈 내는 것도 마뜩잖은데 기사를 볼 때마다 로그인하고 카드 번호 써 넣고 하다가는, 신문 안 보면 안 봤지 돈은 못 내겠다는 독자가 태반일 것이다. 이 점과 관련해, 이제 꽤 보편화한 음악 구입과 결제 방식을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문화상품권과 비슷한 ‘언론상품권’을 개발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만하다. 기사를 구매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상품권이 보편화한다면 얼마든지 간편하게 소액 결제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사 유료화와 관련해 더 중요한 점이 있다. 기사 유료화는 ‘자신감 있는 언론’만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돈을 받아도 독자가 찾아올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어야 유료화를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독자의 신뢰는 기사의 품질에서 나온다. 결국 기사 유료화는 한국 신문 시장에서 옥석을 가리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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