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반기문 현상’… 가장 신뢰하는 차기 대선주자 1위 2030 세대, ‘신뢰하는 언론 1위는 JTBC’ 손석희, “전통적 저널리즘 역할 잃지 말아야” 50대가 임금피크제를 지지하는 이유?
‘전직 대통령’ 신뢰도 조사… 1위는 노무현 여론 35.6%, ‘야당, 신당 창당보단 당 혁신 필요해’ ‘비례대표 확대’에 여론은 뜨뜻미지근

손석희 앵커가 펜으로 큐시트를 체크했다. 곧바로 부조정실과 연결된 마이크로 기사 두세 개를 빼겠다고 알렸다. 〈뉴스룸〉 2부 생방송 도중에 속보를 내보낸 탓이다. 9월15일 저녁 8시40분. 새정치민주연합 중앙위원회를 하루 앞두고 진행된 문재인·안철수 회담 결과를 현장 중계로 처리했다. 미리 짜놓은 큐시트가 어그러질 수밖에 없었다. 손 앵커는 현장 기자의 리포트가 나가는 도중에 뉴스를 재배치했고 즉석에서 안철수 의원의 측근으로 통하는 송호창 의원을 전화 연결하라고 지시했다. 〈뉴스룸〉의 인기 꼭지인 ‘팩트 체크’를 담당하는 김필규 기자에게는 시간을 줄이자고 했다. 손 앵커와 김 기자는 현장에서 방송 분량을 결정했다. 순발력이 돋보였다. 7~8명밖에 없는 조용한 스튜디오에서 손석희 앵커는 진행하고, 판단하고, 지시했다. 그가 늘 클로징 멘트로 삼는 말을 몸으로 실천하고 있었다. 이날도 그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로 〈뉴스룸〉을 끝냈다. 〈뉴스룸〉 진행을 지켜보면, JTBC 안에서 손석희 앵커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신뢰도 조사에서 ‘손석희 효과’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올해도 그는 가장 신뢰받는 언론인 1위에 올랐다. 2007년 첫 조사 때부터 1위를 지키고 있는데, 2013년 17.3%였던 신뢰도는 그가 뉴스 앵커로 복귀한 지난해 31.9%로 껑충 뛰었다. 올해는 첫 조사 이래 34.2%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신뢰하는 언론인 2위 그룹이 1%대인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손석희 독주체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RFA 자유아시아방송 이명익〈/font〉〈/div〉JTBC 〈뉴스룸〉이 ‘가장 신뢰하는 프로그램’으로 꼽혔다. 위는 〈뉴스룸〉의 ‘팩트 체크’ 코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언론 분야 신뢰도를 묻는 조사는 모두 주관식으로 진행했다. 인터넷 언론 등 매체 수가 증가해, 보기를 불러주는 방식은 자칫 조사 결과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손석희 앵커는 〈뉴스룸〉까지 신뢰하는 프로그램 1위로 끌어올리며 쌍끌이 효과를 냈다. 지난해 조사에선 JTBC 〈뉴스9〉(〈뉴스룸〉 개편 전 이름)가 KBS 〈뉴스9〉와 공동 1위였는데, 이번에는 오차범위 이내이지만 단독 1위(15.3%)로 올라섰다. KBS 〈뉴스9〉는 14.7%로 신뢰하는 프로그램 2위에 꼽혔고, 이어 MBC 〈뉴스데스크〉 5%, SBS 〈그것이 알고 싶다〉 4.7%, SBS 〈뉴스8〉 2.9%로, 1·2위와 큰 차이를 보이며 뒤를 이었다.

가장 신뢰하는 매체를 주관식으로 두 가지만 꼽아달라고 물었더니, JTBC(11.3%)가 KBS(21.5%)에 이어 2위에 올랐다(1순위 응답 기준). 네이버(8.6%), 〈조선일보〉(7.3%), 〈한겨레〉(7%), MBC(6.5%), YTN(4.7%), 〈경향신문〉(4.2%), 다음(3.7%), SBS(3%) 순서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조사와 비교하면, 네이버가 신뢰도 5위에서 3위로 올라섰고, 대신 〈한겨레〉가 3위에서 5위로 밀려났다. JTBC는 지난해와 똑같이 2위지만 도약을 예고했다. 2030 세대에서 JTBC 신뢰도가 가장 높았기 때문이다. 20대와 30대만 비교해보면, JTBC는 신뢰도 33%로 KBS(22.9%)를 10%포인트 이상 따돌렸다. KBS는 상대적으로 5060 세대에서 높은 신뢰를 받아 종합 1위를 수성했다.  

‘손석희 효과’는 불신도 조사에서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 가장 불신하는 매체를 두 가지 꼽아달라고 물었더니, 〈조선일보〉(16.1%)가 1위에 올랐다. MBC(5%), 〈한겨레〉(4.9%), KBS(4%), TV조선(3.9%) 순서로 꼽혔다. JTBC는 1.1%에 그쳤다. 신뢰도와 불신도를 종합해보면 JTBC는 신뢰는 높고 불신은 낮은 대표 매체로 꼽혔다. 평소 ‘건강하고 합리적인 시민사회 편에 속하겠다’는 손석희 앵커의 보도 철학이 제 평가를 받은 셈이다. JTBC와 정반대 경우가 TV조선으로, 신뢰는 낮고 불신은 높은 매체로 분류되었다. 신뢰를 받지만 그만큼 불신도 높은 매체로는 KBS, MBC 그리고 〈조선일보〉와 〈한겨레〉 등이 꼽혔다. 지지자는 신뢰하고 반대자는 불신하는, 진영 언론의 지형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내부에서조차 쓴소리 듣는 KBS·MBC의 보도

언론의 신뢰는 공정성이 담보되어야 빛을 발하는데, KBS와 MBC 보도는 내부에서조차 쓴소리를 듣는다. 최근 KBS는 탐사보도팀이 제작한 ‘훈장’ 프로그램을 내보내지 않고 있다. 취재팀은 정부 수립 뒤 훈장을 받은 전체 70여만 명의 명단을 최초로 입수해 〈간첩과 훈장〉 〈친일과 훈장〉 시리즈를 제작했다. 이승만·박정희 정부 시절 친일파에게 가장 많은 훈장을 수여했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는데, 뚜렷한 이유 없이 방송이 미뤄지고 있다. ‘훈장’ 제작진과 탐사보도팀이 불방을 비판하는 사내 성명을 발표하자, 제작에 관여한 핵심 기자 두 명을 다른 부서로 인사 이동시켰다. KBS 4대 협회(기자·PD·방송기술인·경영 협회)는 “‘훈장 2부작’이 방송일도 정해지지 않고 있는 것은 사장 선임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본다. 뉴라이트 학자 이인호 (KBS) 이사장의 눈 밖에 날 방송은 내보내지 않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연합뉴스〈/font〉〈/div〉2014년 9월1일 ‘MBC 상암시대 개막 기념식’에 참가한 박근혜 대통령. 왼쪽은 최성준 방통위원장, 오른쪽은 안광한 MBC 사장. 이명박 정부 이후 MBC의 신뢰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MBC도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의 병역 기피 의혹을 보도했다가 내부에서 비판을 받았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이 보도에 대해 “기사의 ABC도 사라졌다”라며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MBC의 한 기자는 “파업 참가자 낙인이 지금도 유효하다. 국회 출입기자 10명 가운데  9명이, 법조팀은 5명 전원이 시용 경력직이다”라고 말했다. MBC와 JTBC를 출입했던 한 미디어 비평지 기자는 “한창 잘나갈 때 MBC 보도국에 가면 뭔가 해보자는 에너지가 엿보였는데, 그 분위기를 요즘 JTBC 보도국에 가면 느낀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이번 조사에서 네이버와 다음은 JTBC와 함께 신뢰는 높고 불신은 낮은 매체로 꼽혔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포털이 악마의 편집을 통해 진실을 호도하거나 왜곡되고 과장된 기사를 확대 재생산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응답자들은 그렇게 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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