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28일, 네팔 정부는 ‘외국 구호팀의 지원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생존 위기에 직면한 주민들이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해 ‘봉기’하고 있는 마당에, 무능한 정부는 자존심만 앞세우고 있는 것이다.

같은 날 방영된 CNN 보도에 따르면, 카트만두에서 동쪽으로 불과 30㎞ 떨어진 라비오피 마을의 주민들은 전체 가옥의 90%가 파괴된 극심한 피해 상황에서도 어떤 구호 조치도 받지 못하고 있다. 라비오피 주민 오스민다 코이레일 씨는 “정부에서 어떤 지원도 받은 바 없다. 아마 우리 마을의 현재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니 시민 저항이 격렬하게 벌어지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지난 4월29일, 카트만두에서는 시민들이 식수 트럭을 도로 밖으로 밀어낸 뒤 그 위에 올라가 시위를 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네팔의 공권력은 구호에는 느리지만 진압에는 신속했다. 곧바로 군경이 출동해서 시민들을 제압했다. 당초 네팔 정부는 카트만두 외곽의 피해 지역으로 이동하려는 시민들에게 특별 차편을 마련해주기로 했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약속을 파기해 시민들을 격분시켰다. 트럭 시위에 참여했던 카트만두 시민 판디 씨는 이렇게 호소했다. “고향의 가족들을 구하러 가고 싶어서 정부가 마련한다는 버스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정부는 전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오히려 흙더미 속을 간신히 헤쳐 나온 시민들에게 방망이 세례를 안겼다. 이게 정부 맞나?”

〈div align=right〉〈font color=blue〉ⓒRFA 자유아시아방송 신선영〈/font〉〈/div〉4월29일 정부 지원을 요구하며 카트만두 도심에 모인 시위대.
국제사회는 이미 엄청난 규모의 구호물자와 성금을 네팔에 보냈다. 그러나 카트만두 공항에 도착한 구호물품들은 난민들에게 전달되지 않고 있다. 해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카트만두에 마련된 16곳의 난민촌에서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난민촌 주민인 수데시 툴라찬 씨는 “정부가 난민촌에 제공한 것은 천막뿐이고, 식량과 물, 침구는 모두 난민들이 알아서 해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카트만두에서 차로 3시간 거리인 상아촉 마을에서는 구호물품의 지체로 격분한 주민 수십명이 타이어로 도로를 차단한 채 시위를 벌였다.

필자는 구호품이 난민들에게 도달하지 못하는 이유를 묻기 위해 네팔 정부에 문의했지만 시원한 답변을 얻어내지는 못했다. 네팔군의 한 장교는 “병력 대부분이 인명 구조에 투입되어 구호품을 분배할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구호품 분배에 대한 지시가 내려온 적도 없다”라고 말했다. 카트만두 의사당 앞에서는 20대 대학생들이 구호물품의 조속하고 공정한 배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에 참여한 여대생 미나 씨(21)는 “정부가 구호품과 외국에서 온 성금을 빼돌린다는 소문이 자자하다”라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저작권자 © RFA 자유아시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첫 마음 첫 다짐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