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빅3 컨설팅 보고서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대선 부동층을 대상으로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치 소비자인 유권자의 속내를 분석하고, 세 후보에 대해 컨설팅 보고서를 썼다. 선거전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전략기획 과정을 보여주는 최초의 시도다.

부동층 움직이는 법 ①안철수를 위한 컨설팅
부동층 움직이는 법 ②문재인을 위한 컨설팅
부동층 움직이는 법 ③박근혜를 위한 컨설팅


“3040 욕망을 동원하라. 단, 은밀하게” 


한국 정치는 흔히 ‘보수에 유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평을 듣는다. 40% 안팎의 보수 고정표는 웬만해선 흩어지는 일이 없다는 것을 탄핵 역풍 때의 2004년 총선과 반MB 정서가 팽배했던 2012년 총선이 증명했다.

스윙층은 정반대다. 이곳은 기본적으로 보수에게 불리하게 기울어진 땅이다. 진보와 보수를 넘나든다는 스윙층의 사전적 정의와 달리, 한국의 스윙층은 ‘진보 개혁 진영이 잘 하면 투표하고 아니면 투표를 포기하는’ 층에 가깝다. 박근혜 후보는 통합 행보 등으로 스윙층 공략에 적극 나서지만, 이번 분석은 박 후보가 스윙층을 세분화해 서로 다른 전략을 써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다(〈그림 3〉 참조).

 

 

 

 

 

ⓒ뉴시스지난해 11월14일 박근혜 후보(가운데)가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대통령 생가에서 개최된 동상 제막식에 참석했다.

 

 

김도훈 대표는 “포기할 곳은 빨리 포기하고 가능한 곳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그가 지목한 ‘포기 대상 그룹’은 2030 저소득층, 3040 고소득층, 4050 고소득층이다. 이 그룹이 보는 박근혜는 ‘독재’의 그림자가 강하고 심지어 ‘이명박’과 동격이다. ‘파격’ 행보를 인상 깊게 보면서도 진정성에는 ‘의문’을 갖는다. 4050 세대에서는 그녀의 ‘비극’에 대한 공감대가 있지만, 결국 ‘공주’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압도한다. 고연령층이 ‘포기 대상 그룹’으로 지목된 것은 뜻밖이지만, 이들은 스윙보터다. 고연령층 다수가 박근혜 지지층으로 가고 남은 이들은(특히 고소득층은) 상대적으로 더 저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층 두 그룹을 제외한 네 그룹이 공유하는 키워드는 흥미롭다. 스윙층은 ‘경제’ ‘안보’ ‘안정감’ ‘리더십’ ‘카리스마’를 박근혜 브랜드로 인식한다. 카리스마형 리더 유형에 반응하는 유권자에게 박근혜는 매력 있는 카드다. 강력한 리더십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면 스윙층이 박 후보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진다. 박 후보는 성범죄가 잇따르던 9월2일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100일 범국민 특별 안전 확립기간’을 제안하는 등 안정 희구 정서를 자극했다.


네거티브 전략이 박근혜에게 유리

박 후보의 돌파구는 3040 저소득층에서 찾을 수 있다. ‘신선’과 ‘실망’. 신선한 인물에 기대를 걸었다가 실망하는 사이클. 스윙층 대부분이 경험한 바 있는 기본 정서다. 실망을 자극하는 데 성공하면, 가장 좋은 경우 ‘구관이 명관’ 정서로 이동하거나, 최소한 투표를 포기한다. 스윙층에서 구조적 불리함을 안고 뛰는 박 후보에게, 투표 포기는 나쁘지 않은 결과다.

순전히 선거전략 차원에서 말하면, 검증 공세(사실상 네거티브)가 박 후보의 좋은 전략이 된다. 가장 두꺼운 고정 지지층을 가진 박 후보는 스윙층의 투표 참여가 낮을수록 유리하다. 선거전이 진흙탕 양상이 되면 스윙보터의 실망을 자극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우호적이지 않은 스윙층을 적극 공략하는 것보다는 투표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현실적이다. 전략 관점으로 보면, 적절한 수위에서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해 정치적 대안에 대한 신뢰를 흔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는 출마 선언에서 박·문 두 후보를 향해 네거티브 근절 제안을 내놓았는데, 이런 맥락에서 보면 이는 박 후보의 카드를 제한하겠다는 역공인 셈이다.

보수 우위 유권자 구조가 뚜렷하던 과거였다면 이 정도로 충분했을 것이다. 하지만 2012년 대선에서 보수 우위는 옛날만큼 압도적이지 않다. 스윙층의 발을 묶는 정도로는 충분하지 않고, 최소한 일부 표는 가져와야 승리를 노릴 수 있다. 박 후보의 필사적인 중도 행보도 그런 맥락이다.

 

 

 

 

 

 

 

3040 중간층을 주목하라. 세금 깎아주고 집값을 올려준다면 당장의 이익을 우선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층이다. 이 욕망에 답할 수 있는 후보는 박근혜가 유일하다.

 

 

김도훈 대표는 좀 다른 접근을 제안했다. 그가 주목한 그룹은 3040 중간층이다. 얼핏 보면 ‘아버지’ 시대의 ‘과거사’에 ‘잘못’이 크다고 생각하는 부정적인 평이 강하다. 그런데 왜 이 그룹일까? 김 대표는 “명분에 반응하면서도 동시에 자기 이익에 민감한 한국 중산층 특유의 감수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라며 두 키워드를 지목했다. ‘세금’과 ‘부동산’.

“주머니 사정이 넉넉해서 마음껏 명분으로 달려갈 수 있는 고소득층과 다르다. 중산층은 지금까지의 성취를 지켜내야 하고, 벼랑 아래로 떨어지지 않아야 하는 한계상황에 몰렸다. 그래서 가장 욕망에 민감하다. 세금 깎아주고 집값 올려주겠다는 약속을 받는다면 이익을 우선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층이다. 그리고 이 욕망에 정면으로 대답해줄 수 있는 후보는 박근혜가 유일하다.”

대선 전체 전략으로 감세와 부동산 경기부양을 꺼낼 수는 없다. 2007년 대선 이후 용도 폐기된 전략이다. 하지만 3040 중산층 스윙보터라는 ‘마이크로 타깃’에 한해서라면, 여전히 세금과 부동산은 핵심 이슈라는 것을 이번 분석은 말해준다. 

김 대표는 “박 후보의 스윙층 공략 전략은 세 트랙이다. 3040 중산층에서는 욕망의 정치, 박 후보에 대한 동정심리가 강한 4050 저소득층에서는 과거사를 철저하게 불행한 개인사로 전환, 나머지 그룹에서는 네거티브로 투표율을 낮춘다”라고 정리했다. 이번 분석보다도 더 세분화한 그룹별 타기팅이 정확하게 이뤄져야 스윙층에서 선전이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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